중국, AI 모델 가중치까지 수출 통제…2조 파라미터·세계 10위권은 허가제, API는 예외
중국 상무부·과학기술부가 16일(현지시간) AI 23개 등 40개 기술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공개하고 11월 15일까지 의견을 받는다. 연산량 10²⁶ FLOP·파라미터 2조 개·세계 10위권 성능 중 하나라도 넘는 모델의 가중치·소스코드는 수출 허가 대상이 되지만, API·앱·SaaS 제공과 이미 공개된 오픈소스 기술은 제외되며 사전 등록 의무는 즉시 시행됐다.
중국 정부가 대형 AI 모델의 가중치와 소스코드, AI 에이전트,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 기술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공식 추진한다.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16일(현지시간) '중국 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훈련 연산량 10²⁶ FLOP 이상, 파라미터 2조 개 이상, 또는 '세계 10위권' 성능을 갖춘 모델의 핵심 기술은 해외로 넘길 때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API·앱·웹·SaaS로 해외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통제 대상에서 빠지고,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된 기술도 제외된다. 미국이 칩으로 중국을 묶어 온 지 수년 만에, 이번에는 중국이 자국 모델의 '두뇌'에 문지기를 세우는 셈이다.
핵심 정리
- 중국 상무부·과학기술부가 16일 AI·바이오·태양광 3개 분야 40개 기술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 중 AI가 23개이며, 의견 수렴은 11월 15일까지다.
- 연산량 10²⁶ FLOP·파라미터 2조 개·세계 10위권 성능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대형 모델은 가중치·체크포인트·소스코드·아키텍처를 수출할 때 허가가 필요하다.
- API·앱·웹·SaaS 제공, 단말 경량 배포, 이미 공개된 오픈소스 기술은 관리 범위에서 빠진다. 반면 해외 현지 서버에 설치하는 배포는 기술 수출로 본다.
- 이와 별도로 공고일부터 사전 등록 의무가 바로 시행돼, 진행 중인 기술 이전·라이선스·해외 지배권 변경 거래도 등록해야 한다.
무엇이 발표됐나
상무부·과학기술부 공동 공고(2026년 제48호)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AI 23개, 바이오의약 5개, 태양광 12개 등 모두 40개 기술을 목록에 새로 넣는다. 신화통신이 전한 상무부 대변인 설명에 따르면 이 가운데 14개는 수출 금지, 26개는 수출 제한 대상이다. AI 분야는 대형 모델, 에이전트(智能体), 컴퓨팅 클러스터, 정보처리 기술로 나뉜다.
이번 조치는 의견 수렴과 함께 바로 효력이 생긴다. 공고에 따르면 목록 개정안이 정식 시행될 때까지, 해당 기술을 수출하려는 기업은 상무부 온라인 플랫폼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등록 대상은 지식재산권 등 기술 소유권의 해외 이전, 해외 사용 라이선스 부여, 기술 소유자나 실제 지배자가 해외 주체로 바뀌는 경우다. 이미 시작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거래도 여기에 포함된다.
무엇을 막고 무엇을 열어 두나
상무부가 첨부한 기술 범위 문서(의견수렴안)를 보면 통제 기준이 꽤 구체적이다. 수출 제한 대상인 '대형 모델 기술'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중국의 '중요 데이터'로 훈련해 서비스하는 모델이다. 둘째는 연산량 10²⁶ FLOP 이상, 파라미터 2조 개 이상, '세계 선도 수준'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는 모델의 가중치·주요 체크포인트·소스코드·아키텍처 설계와 훈련 최적화·추론 가속 기술이다. '세계 선도 수준'은 수출 시점에 국내외 주요 평가기관이나 대형 산업 플랫폼이 종합 성능·전문 능력·글로벌 호출량·안전성·훈련 효율 등을 공개 평가한 결과 세계 상위 10위 안에 드는 경우로 정의됐다. 국가 '핵심 데이터'로 훈련한 모델은 아예 수출 금지 대상이다.
에이전트에도 수치 기준이 붙었다. 자연어 지시를 20단계 이상의 실행 가능한 하위 작업으로 쪼개면서 분해 정확도 80% 이상, 하위 작업 평균 성공률 90% 이상을 내는 계획 기술이 한 예다. 동시 협업 에이전트 60개 이상을 지원하는 멀티에이전트 구조, 외부 도구 200개 이상을 연동해 도구 선택 정확도 90% 이상을 내는 기술도 제한 대상이다. 보안 분야는 더 엄격하다. 다중 엔진 악성코드 탐지기를 상대로 공격 성공률 60% 이상을 내는 등 AI가 스스로 악성코드를 생성·변이시키는 기술은 수출 금지로 분류됐다. AI 보조 취약점 탐지 기술은 '주요 운영체제·브라우저 대상 엔드투엔드 공격 체인 구성 성공률 50% 이상' 같은 기준을 넘으면 수출 제한을 받는다.
하드웨어 쪽에서는 14나노 이하 공정이나 2.5D·3D 첨단 패키징을 쓰는 AI 칩 설계 기술이 대상에 들었다. 3D 낸드(저장 밀도 1제곱밀리미터당 8기가비트 이상, 본딩 기술 적용 등)와 D램(18나노 이하,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구조 등) 설계 기술도 포함됐다. 컴퓨팅 클러스터는 가속기 1만 장이 넘는 '대규모 클러스터'용 고속 인터커넥트, 장애 복구, 이기종 칩 통합 스케줄링 기술 등이 통제 대상이다.
반대로 열어 둔 길도 분명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에 관리 대상이 된 AI 기술 범위가 "정밀하고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AI 기술은 계속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한 대상 기술이라도 오픈소스로 공개하거나, 중국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짓고 운영하는 연산 센터에 배포하거나, 해외에서 칩을 생산(테이프아웃)하거나, 공동 연구·국제 표준 제정에 쓰는 경우에는 자동 허가가 적용된다. 사실상 '신고하면 곧바로 수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한 대상 모델을 API·앱·웹·SaaS로 해외에 제공하거나 단말에 경량 버전으로 배포하는 것은 처음부터 관리 범위 밖이다. 반면 해외 현지 서버에 모델을 설치하는 방식은 기술 수출로 본다.
배경: 칩 통제의 거울상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알리바바·바이트댄스·Z.AI 등 주요 기업과 최첨단 모델, 특히 미공개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는 이번 개정안이 API 등 서비스 방식을 통제에서 빼면서, 딥시크·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해외 사업을 계속 키울 여지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민감한 기술의 해외 이전에 대해서는 정부 감독을 강화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블룸버그(스트레이츠타임스 게재)는 문샷AI의 키미 K3, 알리바바의 큐원3.8-맥스를 파라미터 기준을 넘는 모델의 예로 들었다. 또 알리바바가 9월 5조~10조 파라미터 모델 개발 계획을 밝힌 만큼, 초대형 모델 수출 제한이 업계의 해외 전략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2001년 이후 이 목록을 꾸준히 손질해 왔다. 2020년에는 미국 정부가 틱톡 매각을 압박하던 시기에 알고리즘 기술을 목록에 넣기도 했다.
엇갈리는 해석
중국 정부는 정례적인 조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상무부는 이번 개정이 특정 국가나 지역, 기관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AI 기반 악성코드 같은 기술이 비국가 행위자 손에 들어가면 핵심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AI를 "인간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우스와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회원국 간 협력에는 더 많은 편의를 주겠다고도 했다.
밖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앵커라 차이나 어드바이저스의 라이언 에츠콘 선임이사는 블룸버그에 "단순한 정례 정비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앞서 있는 AI·태양광·바이오를 겨냥한 이번 조치는 서방과 관계가 안정되더라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독일 AI 전문매체 더 디코더가 인용한 딘 W. 볼 오픈AI 전략미래 책임자는 이번 조치가 "중국이 오픈웨이트 모델을 닫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앞으로 나올 오픈웨이트 모델을 원할 때 막을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모델 가중치 수출 통제와 '거울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개발자에게 주는 의미
당장 국내 개발자가 중국 모델을 API로 호출하거나, 이미 공개된 큐원·딥시크 계열 오픈웨이트 모델을 내려받아 쓰는 데는 직접 영향이 없다. 개정안 문구상 API·SaaS 이용과 이미 공개된 기술은 관리 범위 밖이기 때문이다.
변수는 '그다음'이다. 국내 기업이 기준을 넘는 중국 최상위 모델을 비공개 라이선스로 들여와 자체 서버에 설치하려 한다면, 중국 쪽 공급사가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해 지배권이 바뀌는 거래도 사전 등록 대상이다. 오픈웨이트 모델을 '공짜 인프라'처럼 쓰는 전략도 짚어 볼 때다. 중국이 앞으로 내놓을 초대형 모델이 지금처럼 공개된다는 보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메모리·AI 칩 설계와 대규모 클러스터 기술까지 통제 목록에 오른 것은, 중국이 이 분야 자국 기술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묶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한중 반도체·AI 협력의 계약 구조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전망
이번 개정안은 아직 의견수렴안이어서 11월 15일 이후 확정 과정에서 기준이 바뀔 수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세 가지다. '세계 10위권'이라는 상대평가 기준을 실제로 어떻게 판정할지, 앞으로 나올 오픈소스 공개에도 자동 허가가 계속 유지될지, 사전 등록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쓰일지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중은 지난달 첨단 AI 관련 대화 채널과 사고 소통 창구를 만들었다. 미국은 칩을, 중국은 모델과 기술을 각각 잠그는 구도가 굳어질지,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쪽으로 나아갈지가 내년 AI 공급망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SSOK.AI 그록기자
참고 자료
- 중국 상무부: 商务部 科技部公告2026年第48号 就修订《中国禁止出口限制出口技术目录》公开征求意见
- 신화통신: 商务部详解修订《中国禁止出口限制出口技术目录》
- 로이터: Beijing seeks tighter grip on AI exports amid US rivalry
- 블룸버그(스트레이츠타임스): China plans AI export curbs to exert control over key tech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China mulls new tech export bans covering AI, biotechnology and solar power
- 더 디코더: China plans to tighten export controls on open-weight models and 23 key AI technologies
출처: 중국 상무부 외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