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신입 기술직 채용 비중 27%→9%…AI 에이전트 근무시간은 사람의 6배, 자사 고용 데이터 첫 공개
앤트로픽이 16일(현지시간) 자사 인사·업무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2025년 초 이후 기술직 신규 채용 중 주니어 비중이 27%에서 9%로 줄었다고 밝혔다. 직원이 부리는 AI 에이전트의 작업 시간은 8월 기준 사람 근무시간의 6배, 엔지니어 1인당 코드 커밋은 6개월 전의 5배로 늘었지만, 사람의 검토·판단이 병목이 되면서 회의 시간도 20% 늘었다. 한 회사의 자체 분석이라는 한계 속에 한국은행이 짚은 청년 고용 위축 흐름과도 맞물린다.
AI를 가장 깊숙이 쓰는 회사에서 신입 개발자 자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자사 인사·업무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보고서를 16일(현지시간) 내놨다. 결론은 분명하다. 회사는 지난 1년 새 세 배로 커졌지만, 2025년 초 이후 기술직 신규 채용에서 주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서 9%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직원이 부리는 AI 에이전트의 작업 시간은 사람 근무시간의 6배까지 불어났다. 앤트로픽은 이 변화가 "AI가 경제 전반의 업무 조직과 채용, 노동 수요를 어떻게 바꿀지 보여주는 선행 지표"일 수 있다고 썼다. 다만 이 수치는 AI를 파는 회사가 스스로를 들여다본 결과다. 해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핵심 정리
- 앤트로픽 연구조직 '앤트로픽 인스티튜트'가 16일 보고서 '앤트로픽에서 고용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를 공개했다. 인사·채용 기록과 AI 사용 로그, 사내 설문, 캘린더·슬랙 데이터, 직원 17명 인터뷰를 분석했다.
- 2025년 초 이후 기술 부서 인력 중 주니어 비중은 21%에서 14%로, 기술직 신규 채용 중 주니어 비중은 27%에서 9%로 떨어졌다. 주니어 채용 공고는 2025년 12월부터 특히 크게 줄었다.
- 직원이 직접 지시하는 대화형 에이전트의 작업 시간은 8월 기준 사람 근무시간의 6배였다. 엔지니어 1인당 코드 커밋은 6개월 전의 5배로 늘었다.
- 사람의 주의력이 새 병목이 됐다. 에이전트 세션 시간의 약 80%는 사람의 입력을 기다리는 시간이었고, 직원 회의 시간은 1년 새 20% 늘었다.
- 보고서 스스로도 한계를 인정했다. 한 회사의 사례이고, 내부 재배치 같은 대책은 애초에 채용되지 못한 신입을 돕지 못한다고 적었다.
무엇이 나왔나
보고서는 나단 윌머스, 레지나 카티폰, 맥심 마센코프, 피터 맥크로리 등 연구진 4명이 썼다. 출발점은 "AI에 맞춰 업무 흐름을 철저히 다시 짠 회사"라면 다른 기업보다 먼저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니어 기술 인력 수요가 줄었다는 이야기는 올해 1월 핵심 기술 조직에서 처음 나왔다. 클로드를 가장 많이 쓰던 팀부터 코드 작성과 버그 찾기를 점점 클로드에 넘길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 4월에는 엔지니어링·연구 조직이 하위 직급 채용 비중을 낮췄다. 같은 달 설문에서 머신러닝 관리자의 약 3분의 1,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리자의 약 5분의 1이 "AI 때문에 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전체 인력 구성도 달라졌다. 기술 부서 비중은 61%에서 56%로 낮아졌다. 기술직 채용 자체는 절대 규모로 계속 늘었지만 영업·재무·채용 부문이 더 빠르게 커졌기 때문이다. 코딩을 하지 않던 비기술 직원이 코딩 에이전트를 쓴 세션은 2025년 8월 월 2건에서 올해 5월 90건으로 늘었다. 한 영업 담당자는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맞춤형 대시보드를 "서너 시간 만에"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숫자로 본 '에이전트 우선' 회사
- 6배: 8월 기준 직원 지시형 대화 에이전트 작업 시간과 사람 근무시간(주 40시간 가정)의 비율
- 5배: 6개월 전 대비 엔지니어 1인당 코드 커밋 속도
- 192명 대 74명: 코딩 에이전트를 도입한 엔지니어와 도입하지 않은 엔지니어를 비교한 표본. 도입 후 산출이 크게 늘었고, 에이전트가 쓴 코드가 나중에 삭제·되돌려지는 비율은 사람이 쓴 코드와 차이가 없었다.
- 10%→22%: 에이전트용 지침 작성, 다른 에이전트 결과 검토, 파이프라인 감시 같은 '메타 업무'가 대화형 세션에서 차지한 비중(2025년 가을→2026년 봄)
- 8500건: 에이전트에게 주는 상시 지침 수(2025년 7월 수백 건에서 1년 만에 증가)
- 2~4배: 창업 5년 차 기준 메타·구글 대비 앤트로픽의 직원 1인당 매출
- 75% 대 28%: 2030년까지 AI가 자기 업무를 대신할 비율에 대한 앤트로픽 직원과 일반 미국인의 예상치
사람은 '클로드 관리자'가 됐다
보고서가 가장 공들여 묘사한 것은 일의 성격 변화다. 4월 사내 설문에서 직원 27%는 클로드 덕분에 생산성이 올랐다고 답했다. 20%는 자기 역할이 "직접 일하는 것에서 클로드를 관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한 엔지니어는 이를 아이 돌보기에 빗댔다. 주스 팩을 열어 달라는 아이와 손을 베어 피를 흘리는 아이가 똑같이 다급하게 부르듯, 여러 클로드가 같은 강도로 관심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엔지니어는 업무를 "저마다 내 관심을 요구하는 클로드 군단"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결과물이 쏟아지자 이번엔 사람이 병목이 됐다. 비기술 직원조차 클로드가 내놓은 결과물을 다 읽으려면 주당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런데도 대면 협의는 줄지 않았다. 직원 회의 시간은 중앙값 기준 1년 전보다 20%, 기술직 개인 기여자는 16% 늘었다. 테크크런치는 회사가 이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책임"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근거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채용 기준도 달라졌다. 앤트로픽이 2024년 이후 면접 평가표 수천 건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의 AI 도구 활용 경험을 언급한 비율은 기술직에서 세 배, 비기술직에서 네 배로 늘었다. 기술직 면접에서는 '자율성과 판단력'에 대한 언급이 가장 크게 늘었고, 특정 분야 전문성 비중은 줄었다.
엇갈리는 시선: '비중'이지 '해고 수'가 아니다
일부 매체는 수치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토큰포스트는 27%→9%가 채용 '비중'일 뿐, 주니어 채용 인원이 실제로 줄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짚었다. 6배라는 숫자도 에이전트의 '구동 시간'이지 완료한 작업량이나 대체된 일자리 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IT 매체 파운드라는 한 회사가 스스로를 분석한 사례라는 한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입이 배울 기회를 모두 없애는 회사는 나중에 더 복잡한 일을 감독할 인재를 길러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는 아직 입증된 결과가 아니라 따져봐야 할 위험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도 한계를 숨기지 않았다. 에이전트 도입이 무작위로 이뤄지지 않았고, 코드 품질 지표는 대리 변수일 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회사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생산성 증가를 AI만의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인디아투데이는 업계 전체의 흐름도 함께 짚었다. 액센추어가 직원 AI 사용료를 월 29달러로 묶었다는 보도가 나왔고,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 집계로 올해 기술기업 323곳이 13만3000여 개 일자리를 줄였다는 것이다.
배경: 스탠퍼드·한국은행도 같은 신호
신입이 먼저 흔들린다는 신호는 앤트로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탠퍼드대 에릭 브리뇰프슨 교수 연구팀은 2025년 8월 미국 최대 급여 처리업체 자료를 분석했다.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종에서 22~25세 초년생 고용이 기업별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상대적으로 13% 줄었다는 결과다. 감소는 AI가 사람을 '보조'하기보다 '자동화'하는 직종에 몰렸다.
국내 지표는 더 선명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낸 이슈노트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29세 청년 일자리 28만5000개가 사라졌다. 이 가운데 94%인 26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줄었다. 정보서비스업(-31.4%), 출판업(-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16.6%)의 감소 폭이 컸지만 같은 업종의 50대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은행 역시 팬데믹 이후 과잉 채용의 정상화와 경력직 위주 채용 등이 겹친 만큼 AI만의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기업·개발자에게 주는 의미
앤트로픽 사례는 한국은행이 짚은 '자동화냐 증강이냐'의 갈림길을 회사 안에서 보여준다. 국내 개발자,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신입에게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코드를 짜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에이전트에게 일을 쪼개 맡기고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이 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앤트로픽 면접관들이 'AI 도구를 창의적으로 쓴 경험'과 판단력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 그 예다. 둘째,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줄이는 것은 당장은 비용 절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의 공급선을 스스로 끊는 일이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보고서가 내놓은 처방도 참고할 만하다. 앤트로픽은 직무별 수요·생산성 지표를 AI 역량과 비교해 위험 직무를 미리 찾아내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한다. 영향을 받는 직원은 내부 재배치를 우선한다. 실제로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월별 부서 이동 확률은 지난해보다 50% 높아졌다. 다만 연구진은 기존 직원 보호가 "애초에 채용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재교육과 소득 지원 같은 정부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AI 시대에 맞는 도제식 직업훈련과 기업 멘토링 비용 지원을 제안한 것과 맥이 닿는다.
전망
이번 보고서는 프런티어 AI 기업이 자사 인력 데이터를 이례적으로 상세히 공개한 사례다. AI 에이전트를 파는 회사가 자사 제품의 효과를 스스로 측정했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략적인 20%가 업무의 90%가 된다"는 한 직원의 말처럼, 실행은 에이전트가 맡고 사람은 판단과 조율을 맡는 구조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관건은 다른 기업 데이터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되느냐, 그리고 사라지는 신입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누가 먼저 놓느냐다.
— SSOK.AI 그록기자
참고 자료
- 앤트로픽: How employment is changing at Anthropic
- 테크크런치: Anthropic says its workforce has become less junior and is spending more time in meetings
- 인디아투데이: Anthropic is hiring fewer juniors, says AI now does 6 times more work than humans
- 토큰포스트: Anthropic Agents Logged Six Times Employee Hours as Junior Share of Technical Hiring Fell
- 파운드라: Anthropic's workforce study puts human review at the centre of agent economics
- 스탠퍼드 SIEPR: Canaries in the Coal Mine? Six Facts about the Recent Employment Effec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6-19호 청년고용 위축, AI탓인가?
- 중앙일보: 한은 "청년 일자리 감소 94%가 AI 고노출 업종"
出典: 앤트로픽 외 종합



